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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

암을 치료하기 위해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삼은 과학자

by theblnc 2024. 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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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학의 바이러스학 박사인 비에타 할라시 교수는 암을 두 번이나 극복한 후, 스스로에게 실험을 감행해 직접 개발한 치료법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 성공한 과학자다. 2016년 유방암을 진단받아 첫 유방 절제술을 받았던 그는, 2018년에 암이 재발하면서 국소 절제술을 통해 일부를 제거했으나 작은 종양이 남아 계속 관찰이 필요했다. 결국 2020년, 그 작은 종양이 다시 암으로 발전하며 기존의 절제술만으로는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이때 할라시 교수는 자신의 바이러스학 전문 지식을 활용해, 최근 학계에서 연구되고 있는 OVT (Oncolytic Virotherapy) 치료법을 스스로에게 적용해보기로 했다. OVT는 “이독제독” 방식에 기반해, 바이러스가 특정 기관만을 공격하도록 개조해 암세포를 겨냥하는 혁신적인 치료법이다. 마치 B형 간염 바이러스가 간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바이러스들이 신체의 특정 부위만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이 치료법은 전통적인 암 치료와는 결이 다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위험성이 높아 정식 치료법으로 인정받지는 못하고, 주로 말기 환자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되거나 임상실험 단계에서만 연구되고 있다. 특히 유방암에 이 치료가 적용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럼에도 할라시 교수는 자신의 전문 지식을 믿고, 자신이 개조한 바이러스가 유방암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갖게 되었다. 혹시라도 치료가 실패할 경우를 대비해 주변 의학계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치료 계획을 세우고, 결국 자신을 대상으로 치료를 시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는 성공해냈다. 개조된 바이러스들은 다른 부위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고 오직 유방암 세포만을 공격해 암세포를 파괴하며 치료에 성공했다. 할라시 교수는 이 과정을 전문 저널에 발표하고자 했지만, 12곳 이상의 저널이 게재를 반대했다. 이는 다음과 같은 합리적 이유에서였다.


1.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연구 윤리상 허용되지 않는다.
2. 자가치료의 성공이 일반인들이 이 치료법을 무분별하게 시도하려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그의 연구는 공식 저널에 실리지 못했지만, 자신이 몸소 증명해 보인 연구와 경험은 혁신적인 암 치료법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암 치료 연구에 새로운 시각과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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