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하려고 마음먹으면, 설렘과 함께 ‘이 많은 절차를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막막함도 느껴지죠. 어차피 난 돈이 많지 않고, 작은 집이라도 사서 시작해보려는데, 부동산마다 말도 다르고 계약 용어도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데도 이 시기를 잘 버티면 언젠가는 ‘내 집 마련’이라는 든든함과 함께 한 뼘 더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이 글은 작가 김얀 님이 직접 겪은 생애 첫 부동산 계약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동산 계약을 앞두고 있다면 무엇부터 확인해야 할까?”라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편한 옷차림으로 동네를 누비며, 원하는 조건의 집을 차근차근 찾았던 그 과정 속에 배울 점이 꽤 많아요.
1. “은행과 부동산 갈 땐 차려입고 가라” vs. “나는 편하게 갔다”
돈 관련 책들을 보면 은행이나 부동산에 갈 땐 최대한 차려입고 가라는 조언이 등장하곤 해요. 아무래도 ‘겉모습’에서 풍기는 신뢰감이 협상에 유리할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작가 김얀 님은 “난 그렇게까지 안 했다”고 말해요. 실제로 가진 돈이 많지 않았고, 예산에 맞는 작은 집을 보러 다니는 입장에서, 굳이 ‘있어 보이는 척’ 할 이유가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그런 모습 때문에 대놓고 무시당한 적도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오히려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중개사라면 빨리 거르는 게 이득”이라고, 소신 있게 다녔다고 합니다. 어차피 ‘내 돈, 내 집’ 거래니까, 나를 존중해 줄 상대와 좋은 인연을 맺는 게 중요하다는 거죠.
2. 부동산에서 원하는 집 기준, 확실히 제시하자
“1호선 부천역 근처 1억 원 초반대 빌라, 지하철 도보 5분 이내, 3룸, 1층·탑층·너무 오래된 건물은 피하기, 창문 앞이 막히지 않은 집.”
이게 김얀 님이 처음 부동산을 돌 때 내세운 명확한 기준이었어요. 이렇게 요구 조건을 확실히 말해주면, 공인중개사도 괜한 시간 낭비 없이 적합한 매물을 골라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결국 집 구하기는 서로 간의 협업이니, 서로 원하는 것을 정확히 말해주는 게 좋아요.
3. ‘발품’의 진짜 의미와 필요한 준비물
부동산은 ‘발품’을 얼마나 파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죠. 실제로 집을 보러 다니면 최소 세 군데 이상은 들르게 되는데, 이때 신고 벗기 편한 신발과 깨끗한 양말, 그리고 줄자와 수첩·펜이 있으면 편리합니다.
- 신발: 현장 시찰이 많고, 남의 집에 들어갈 때도 신발을 자주 벗어야 하므로 편해야 함.
- 양말: 집주인이 살고 있는 집이라면 예의상 깔끔한 양말이 좋음.
- 줄자·수첩·펜: 대략적인 방 크기나 거실 크기를 재 보고, 느낌과 조건을 간단히 메모해 두면 나중에 매물끼리 비교하기 수월함.
특히 1억 초반대 빌라의 구조가 대개 비슷해도, 집마다 공간의 느낌이나 정리 상태가 다를 수 있어요. 물건이 너무 쌓여 있으면 실제 집이 좁아 보이고, 어둡고 습해 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집을 빨리 빼야 하는 매도자라면, 잡동사니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만으로도 매수자의 마음을 훨씬 끌 수 있어요.
4. 부동산도 결국 ‘사람 인연’
편하게 트레이닝복을 입고 동네를 누비던 김얀 님은 두세 달 동안 열 군데 넘는 부동산을 다녔다고 해요. “어딘가 조금씩은 아쉬워”서 계속 새로운 매물이 없나 인터넷을 뒤져보고, 좋은 게 나오면 또 달려가고. 그 과정에서 결국 마음이 잘 맞는 중개사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겁니다.
- 근생빌라 주의
시세보다 2~3천만 원 싸게 나온 매물을 보면, 대부분 ‘근생빌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요. 이는 상가나 업무시설을 불법적으로 주거용으로 바꾼 곳이어서, 이후에 이행 강제금을 물거나 원상 복귀를 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 친해진 중개사와의 시너지
집을 보러 다니면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동네 소식도 듣고, 심지어 커피도 마시며 정보를 주고받다 보면, 어느새 좋은 매물이 생겼을 때 **“이 고객분께 먼저 알려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관계가 형성됩니다.
결국 부동산 거래란 단순히 ‘집’만이 아니라 ‘사람’을 통해 이뤄지는 일이라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마음이 맞는 중개사를 만나면, 초보자도 한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죠.
5. 집 볼 때 꼭 확인해야 할 것들
“좋은 ‘급매’ 매물이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당장 달려가도, 집 내부 상태는 꼼꼼히 확인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김얀 님이 제시한 체크리스트를 볼까요?
- 수압 체크: 싱크대, 욕실, 변기 물까지 동시에 틀어보고 누수나 압력 저하가 없는지 확인.
- 베란다와 벽 상태: 곰팡이 자국·누수 흔적을 살펴보기.
- 보일러: 연식·작동 상태 파악.
- 도배·장판·싱크대: 교체가 필요하다면 추가 비용이 얼마나 들지 감안하기.
- 채광: 가능한 낮에도 한 번 더 방문해서 해가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확인.
10만 원짜리 옷도 여러 번 입어보고 고르는데, 1억짜리 집을 5분 만에 결정하기엔 위험하잖아요. 다행히 매도인과 공인중개사가 배려해주면, 낮 시간에 다시 들러 채광이나 소음 등을 한 번 더 체크하는 게 좋습니다.
6. 계약과 대출, 그리고 성장이 따라온다
결국 이 집이 마음에 들었던 김얀 님은 다음 날 계약금을 걸고, 은행 대출을 진행했어요. 난생처음 대출을 받으며 자신의 정확한 연소득을 파악하고, 그 과정을 계기로 돈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합니다. 몇 달 뒤 잔금을 치르러 매수인, 매도인, 법무사 사무소 직원, 은행 직원, 공인중개사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이제 정말 어른이 된 기분”이 들었다고 해요.
- 전자 계약서로 디딤돌 대출 0.1%포인트 우대를 받고 사인.
- 매수인·매도인이 뭔지, 등기가 왜 중요한지, 좋은 대출과 나쁜 대출이 뭔지 등, 실전에서 배운 지식이 엄청났다.
- 이후 지인들과 또 다른 매물을 계약하게 될 정도로, 부동산에 대한 자신감이 쌓였다.
7. 결론: “나만의 기준과 인연을 믿어보세요”
생애 첫 집을 사는 과정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지나고 보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값진 경험이 되어 돌아옵니다. 차려입고 가든, 편하게 다니든, 결국은 나와 잘 맞는 중개사를 만나고, 원하는 집의 조건을 명확히 설정하며, 발품을 성실히 파는 게 핵심이죠.
무엇보다 “이렇게 큰 거래를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막상 해내고 나면 돈과 집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져요. 기회가 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한 걸음씩 발품을 팔며 인연을 찾아가보는 것이 어떨까요? 언젠가는 여러분도 “내가 사는 집, 내가 꾸린 공간”에 대한 뿌듯함과 성취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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