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본 영화 중에서도, 내가 봤던 모든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단연 손에 꼽힐 작품이 나왔다. 바로 “위키드”다. 원작 뮤지컬과 소설을 사랑했던 팬으로서 영화화 소식이 들린 순간부터 심장이 두근거렸고, 그 기대는 한순간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솔직히 아쉬운 점 하나를 꼽자면, 이 작품이 올해는 파트 1만 개봉했다는 것이다. 파트 2는 내년에나 만날 수 있다니! 작품의 스케일을 생각하면 나뉜 게 이해는 되지만, 1년이라는 기다림은 너무 길다. 기다리다 현기증 날 것 같다.
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정말 사랑스럽고 완벽했다.
캐스팅은 정말 찰떡이었다. 엘파바와 글린다를 연기한 배우들은 마치 이 역할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연기, 노래, 감정선, 모든 게 완벽했다. 게다가 뮤지컬 넘버들은 새롭게 편곡되어 더 세련되게 다가왔고, 원작의 감동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Defying Gravity’는 영화를 통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무대에서 다 담아내지 못했던 화려한 배경과 웅장한 연출은 스크린을 통해 환상적으로 구현됐다. 에메랄드 시티의 모습, 엘파바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 등은 정말이지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 이걸 보면서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팬들에게 진정한 선물이었다. 이디나 멘젤과 크리스틴 체노웨스의 깜짝 카메오 출연은 원작을 사랑했던 팬들에겐 눈물 나게 반가운 장면이었다. 그들의 등장은 단순한 카메오를 넘어, 원작의 영혼이 영화에도 담겨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듯했다.
“위키드”는 결코 가벼운 작품이 아니다. 단순히 로맨스와 우정을 다룬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적 모순과 차별, 권력의 부조리를 비판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다.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 속에서 단순한 갈등을 넘어 정의와 진실을 향한 고민이 녹아 있다. 원작 소설이 6권에 걸쳐 긴 서사를 담고 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하나의 대서사시다.
이번에는 자막판 오리지널 버전을 관람했지만, 조만간 한국어 더빙판도 볼 예정이다. 이번 더빙판은 한국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참여했다고 하니,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오리지널 버전이 원작 팬의 감동을 주었다면, 더빙판은 새로운 시각으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아직도 영화 속 장면과 OST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특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울려 퍼진 음악은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이런 감정을 준다는 것 자체가 이 작품의 힘이다.
“위키드”는 올해 내게 가장 큰 감동을 준 영화다. 그리고 앞으로 1년 후, 파트 2가 개봉하면 또다시 이 감동이 이어질 것이다. 기다리는 시간마저 설레는 즐거움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단순한 영화가 아니라, 뮤지컬 팬을 위한 축제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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