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을거리

AI 시대, 일러스트레이터가 사라질까?

by theblnc 2025. 2. 6.
반응형

AI 시대, 창의력의 본질은 ‘손’에서 시작된다


AI가 생성하는 이미지들을 보고 있으면 가끔 소름이 돋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조차 못 했던 수준의 퀄리티를 단 몇 초 만에 뚝딱 만들어내니까. 새로운 AI 모델이 나올 때마다 더 정교해지고, 더 창의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AI의 결과물을 보고 감탄하는데, 정작 중요한 건 그게 아닐지도 몰라.”

AI가 만들어낸 이미지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결과물을 도출하는 ‘인간의 사고 과정’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AI 시대에 창의력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창의성을 길러야 할까?



정답이 없는 ‘사각형 딜레마’


창의력이라고 하면 흔히 기발한 아이디어, 엉뚱한 발상 같은 것만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창의력의 본질을 “자기만의 아름다움을 도출하는 능력”이라고 본다.

이걸 설명할 때 종종 ‘사각형 딜레마’라는 비유를 쓴다.

세상에는 수많은 사각형이 있다. 크고 작은 정사각형부터 다양한 비율의 직사각형까지. 그렇다면 가장 아름다운 사각형은 무엇일까?

결론은 “답이 없다”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비율이 다르고, 미적 기준이 다 다르다. 간단한 사각형조차 그렇다면, 이를 더 확장하면 어떨까?
• 연출
• 소재
• 발상
• 터치감
• 조형미
• 디자인
• 컬러
• 묘사와 생략
• 톤과 명암 대비

이 모든 요소가 조합되면서, 무수한 미적 가치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자기만의 미적 감각을 찾는 과정이 결국 창의력의 핵심이 아닐까?

결국, 손을 써야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렇게 자기만의 미적 감각을 길러가는 과정이 아이러니하게도 AI와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이다.



AI가 발전할수록 오히려 ‘손을 쓰는 일’이 중요해진다.


뇌과학에서도 손을 사용하는 것이 두뇌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손을 정교하게 사용하면서 뇌가 발달했고, 뇌가 발달하면서 더 정교하게 손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단순한 신체적 발달을 넘어 창의적 사고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그림을 그리거나 조형을 하다 보면 손끝에서 오는 미세한 촉각, 무게감, 질감 같은 것들이 감각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이 생긴다.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손으로 느끼고 사고하는 과정’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가치다.

AI는 창작 도구일 뿐, 본질은 인간에게 있다

AI는 엄청난 도구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인간의 창작을 도와주는 강력한 도구다.

하지만 이 도구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먼저 자기만의 미적 통찰을 갖춰야 한다.

결국 AI는 인간이 가진 미적 감각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뿐, 그 감각을 대신 만들어주진 않는다.

그래서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다.
기본기가 없으면 AI가 내놓는 수많은 결과물 속에서 길을 잃게 된다.
• 어떤 연출이 좋은지
• 어떤 색감이 조화로운지
• 무엇을 강조하고 무엇을 생략할지

이 모든 판단을 내리는 건 결국 인간의 몫이다.

그리고 이 감각을 기르기 위해선, 손으로 그리고, 만들고, 직접 경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미적 통찰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그건 단순히 감성적인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AI가 더욱 강력해질 미래에도 본질적인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손으로 그리고, 만들고, 경험하면서 쌓아 올린 인간의 통찰력.
그게 있어야만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니, 너무 AI의 결과물에만 집중하지 말고 “나는 어떤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는가?”를 먼저 고민해보자.
결국, 창작의 본질은 여전히 ‘인간’에게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