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롯데그룹이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이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그룹 측에서 직접 나서 이를 부인하며 구체적인 재무 상황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표에도 롯데의 실적 부진 문제와 구조적 도전 과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1. 유동성 위기설, 사실일까?
롯데그룹은 현재 부동산 56조 원, 가용 예금 15조 원을 포함해 총 71조 4천억 원의 유동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체 자산은 139조 원,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 5천억 원에 달한다. 이러한 자산 상황은 롯데의 안정적인 유동성을 방증하며, 일부에서 제기된 ‘위기설’을 정면 반박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섰으나, 금융권에서는 롯데의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회사채 상환 요구는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롯데그룹은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설은 유튜브 콘텐츠와 ‘지라시’를 통해 확산되며 한때 주가 하락을 초래하기도 했다. 이에 롯데는 루머 유포자를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 실적 부진, 롯데의 현실적 숙제
위기설이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롯데의 실적 부진이 그룹 전반에 걸친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과 롯데쇼핑의 성적표는 우려를 키운다.
• 롯데케미칼: 2015~2019년 연평균 1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올해는 석유화학 업황 부진으로 인해 6600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 롯데쇼핑: 백화점과 마트 부문에서 이커머스의 공세에 밀려 매출이 전년 대비 3.8% 감소했고, 순이익은 90.7% 급감했다.
• 롯데온: 이커머스 부문은 출범 이후 누적 적자가 5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롯데면세점도 4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부진은 단순히 경기 침체의 문제를 넘어, 롯데의 비즈니스 모델과 경영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3. 비상경영으로 돌파구 모색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롯데는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6월 롯데면세점을 시작으로 롯데케미칼, 롯데지주 등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에 나섰다.
• 임원 급여 반납: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의 임원들이 급여의 10~30%를 반납하기로 했다.
• 희망퇴직: 롯데온,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롯데호텔앤리조트 등 다수의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 대규모 쇄신 예고: 올해 말 예상되는 임원 인사에서 대규모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4. 롯데가 나아가야 할 방향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과장된 면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실적 부진은 그룹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심화 속에서, 롯데는 기존의 전통적인 사업 모델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과 같은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
1. 디지털 전환 가속화: 롯데온을 포함한 이커머스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기술 투자와 물류 시스템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2. 글로벌 시장 확장: 석유화학, 호텔·리조트 부문에서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
3. 브랜드 이미지 개선: 소비자 신뢰 회복과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결론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은 현재로서는 과장된 면이 크지만, 실적 부진과 구조적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롯데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과 비상경영을 넘어, 근본적인 사업 혁신과 전략적 변화를 이루어야 할 때다. “위기에서 기회로”라는 말을 롯데가 실현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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